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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창작의 자유와 역사적 책임의 경계: 영화 ‘암살자(들)’ 논란을 통해 본 예술과 정치의 관계

by 나우J 2026.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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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자유와 역사적 책임의 경계: 영화 ‘암살자(들)’ 논란을 통해 본 예술과 정치의 관계

최근 배우 유해진이 제35회 부일영화상에서 영화 ‘왕과 사는 남자’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하지만 영광스러운 수상 소식과 별개로, 그가 출연한 또 다른 작품 ‘암살자(들)’를 둘러싼 사회적 파장은 쉽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작품을 둘러싼 거센 논란은 단순한 영화적 호불호를 넘어 역사 왜곡 시비, 표현의 자유, 그리고 나아가 예술이 정치적·사회적 갈등의 도구로 소비되는 양상까지 복합적인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암살자(들)’ 논란의 실마리와 대중의 엇갈린 시각, 그리고 예술이 정치적으로 소모되는 부적절한 사례들을 중립적인 시각에서 심층 분석해 봅니다.

 

1. 영화 ‘암살자(들)’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 이유

영화 ‘암살자(들)’는 1974년 8월 15일에 발생한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사건의 배후를 추적하는 기자와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입니다. 지난달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후 국내 극장가에 개봉했지만, 곧바로 거센 역풍을 맞았습니다.

  • 역사적 재구성과 역사 왜곡 논란: 대한민국 현대사의 민감한 비극을 다루는 과정에서, 실존 인물과 사건에 대한 영화적 상상력이 지나쳐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특정 시각을 일방적으로 주입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었습니다.
  • 신변 위협과 물리적 충돌: 논란은 창작물에 대한 비판을 넘어 출연 배우를 향한 직접적인 신변 위협으로 비화했습니다. 유해진의 자택 앞에서 보수단체의 규탄 집회가 열리고 온라인상에 협박성 발언이 게시되면서, 소속사가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 정치권 및 국제 영화제로의 확산: 국민의힘이 싱가포르국제영화제 측에 ‘암살자(들)’의 개막작 선정 철회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는 등 정치권까지 개입하며 외교·문화적 사안으로 확장되었습니다. 반면 싱가포르국제영화제 측은 예정대로 상영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국내외 갈등의 불씨가 남았습니다.

2. 대중의 시각: 표현의 자유 대 역사적 책임

‘암살자(들)’를 바라보는 대중과 사회의 시각은 크게 두 가지 축으로 나뉘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① 창작의 자유와 예술적 자율성을 옹호하는 시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상상력과 창작에는 제약이 있어선 안 된다”고 발언한 것처럼, 이 입장은 영화가 어디까지나 ‘허구(픽션)’를 바탕으로 한 창작물임을 강조합니다.

  • 역사적 사건을 재해석하고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는 것은 예술의 본질적인 기능입니다.
  • 창작물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나 배우 개인을 향한 집단 시위, 신변 위협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민주주의 사회의 건전한 문화 생태계를 해친다는 우려를 낳습니다.

② 역사적 책임과 공공성을 강조하는 시각

반면, 민감한 현대사를 다루는 작품일수록 대중에게 미치는 파급력을 고려해 엄정한 역사적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 특히 국가적 비극이나 실존 인물이 연관된 사건은 세대 간 갈등을 유발하거나 역사적 사실을 왜곡할 위험이 큽니다.
  • 상영 중단과 제작진·배우들의 사과를 요구하는 보수 단체 및 일부 대중은, 예술이라는 미명 아래 사회적 상처를 자극하거나 정치적 의도가 개입되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3. 예술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부적절한 사례 분석

역사적으로 예술과 대중문화는 시대상을 반영하는 거울이자 비판의 도구로 기능해 왔지만, 때로는 정치적 목적에 의해 이용되거나 반대로 정치적 진영 논리에 휘둘려 본래의 가치를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 정치적 검열과 블랙리스트의 역사: 국가 권력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예술가나 작품을 통제하기 위해 검열의 칼을 휘두르거나 지원을 배제했던 사례들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 대표적인 정치적 이용 사례입니다. 이는 창작자를 위축시키고 문화의 다양성을 훼손합니다.
  • 진영 논리에 따른 소모적 갈등: 반대로 대중문화 콘텐츠가 특정 정치 세력의 이해관계나 이념 대립의 대리전 양상으로 소비되는 경우입니다. 작품의 완성도나 예술적 가치 대신 ‘아군이냐 적군이냐’의 프레임이 씌워지면서, 관객은 다양한 해석의 기회를 박탈당하고 사회적 분열만 심화됩니다.

4. 유사한 사례들: 문화계가 겪어온 이념·역사적 갈등

현대 대중문화사에서는 ‘암살자(들)’와 유사하게 역사적 민감성이나 정치적 해석을 두고 홍역을 치른 사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 역사 드라마 및 영화의 고증 논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하거나 현대 사극을 표방한 일부 드라마와 영화들은 가상의 설정이 실존 역사와 충돌할 때마다 거센 폐지 요구와 시청자 항의에 직면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작 지원이 철회되거나 방송이 조기 종영되는 등 경제적·사회적 타격을 입기도 했습니다.
  • 블랙·화이트리스트 논란 작품들: 정치적 성향이나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담았다는 이유로 특정 영화나 다큐멘터리들이 개봉관을 잡지 못하거나 상영이 제한되었던 과거의 사례들은, 예술이 정치권력의 입김에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방증입니다.

맺음말

영화 ‘암살자(들)’를 둘러싼 논란은 우리 사회가 ‘표현의 자유의 한계’와 ‘역사적 책임감’ 사이에서 여전히 치열한 타협점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예술에 대한 무분별한 신변 위협이나 정치적 압박은 지양되어야 하며, 동시에 창작자 역시 공공의 기억에 남는 역사적 사건을 다룰 때 깊은 성찰과 책임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는 갈등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시각을 존중하며 성숙한 토론을 이어가는 데서 완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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